<관용구> 관용구는 관용어, 관용구, 숙어 등의 명칭으로도 불리는 것으로서 '두 개 이상의 단어로 이루어져 있으면서 그 단어들의 의미만으로는 전체의 의미를 알 수 없는, 특수한 의미를 나타내는 어구'를 뜻한다. 관용구가 한 단어처럼 한국어 어휘 교육의 대상으로 이루어져야 함은 이제 한국어 교육계의 상식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관용구는 속담이나 연어와 그 경계를 뚜렷이 구별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으나, 한국어 교육 현장에서는 범주 구분을 위한 이론적 고찰은 크게 유용하지 않다. 관용구, 속담, 연어의 교수 학습 방안에 유사한 점이 많기 때문이다. 여기서는 문금현(1999)에 따라 관용표현의 일반적 특성에 대해 설명한다. 형식을 기준으로 관용구를 분류하면 크게 체언형 관용구, 용언형 관용구, 부사형 관용구로 나뉜다. (가: 체언형 관용구 - 콩가루 집안, 바늘과 실, 새 발의 피, 뜨거운 감자, 꿩 대신 닭, 개밥에 도토리, 하늘의 별 따기, 누워서 떡 먹기, 긁어 부스럼/ 나: 용언형 관용구 - 감투를 쓰다, 골로 가다, 입에서 살살 녹는다, 가위에 눌리다, 벼룩의 간을 내먹다, 뒤를 밟다, 눈에 차다, 발돋음을 하다, 눈독을 들이다, 발을 빼다, 담을 쌓다, 열을 올리다, 아픈 곳을 찌르다, 가슴에 못을 박다, 명함도 못 내밀다, 도매금으로 넘기다, 불을 보듯 훤하다, 병 주고 약 주다/ 다: 부사형 관용구 - 엿장수 마음대로, 눈 깜짝할 사이에, 눈에 불을 켜고, 마파람에 게 눈 감추듯, 앞을 다투어) 제시한 유형 중 용언형 관용구가 수효도 가장 많고 쓰임의 빈도도 높아 한국어 교육에서 주로 교육 대상이 된다. 그런데 관용구를 교육할 때에 단순히 관용구의 의미오 그에 따른 쓰임을 가르치는 것을 넘어서 때로는 관용구의 통사적 환경도 명시적으로 교수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감투를 쓰다, 비행기를 태우다, 돌을 던지다'는 모두 '목적어 + 동사' 형태의 관용구로서 모두 똑같은 형식으로 보이지만, '감투를 쓰다'는 자동사로 쓰이고 '비행기를 태우다'는 타동사로 쓰이며 '돌을 던지다'는 여격어를 요구하는 동사로 쓰이는 것이다. 관용구는 크게 세 가지의 의미 특성을 갖는다. 이 세 가지는 서로 연관되어 있다. 첫째, 관용구의 의미가 구성 요소들이 가지는 의미들의 합으로 이루어지지 않았으므로 의미가 비합성적이다. 둘째, 상당수의 관용구들이 축자적인 의미와 관용적 의미 두 가지를 가지게 되는 경우가 많아 결과적으로 중의성을 갖게 된다. 셋째, 축자적 의미와 관용적 의미 사이에 유연성을 분명히 알 수 없어 축자적 의미를 통해서는 관용적 의미를 알기 어려운 의미의 불투명성이 있다. 첫째 특징은 둘째와 셋째를 포괄하는 보편적인 특징이다. 가령 '미역국을 먹다, 비행기를 태우다, 손을 떼다, 발을 담그다'에서 관용구로서의 '미역국을 먹다' 의 뜻이 '미역국'과 '먹다'를 조합한 뜻과는 전혀 다름을 알 수 있다. '물을 먹다, 물을 마시다, 손해를 보거나 실패를 핟, 어떤 나라나 사회의 영향을 받다'를 보면 어떤 문장에서 '물을 먹다'가 축자적 의미인 관용적 의미로 모두 해석할 수 있음을 짐작할 수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경우 문맥에 맞추어 특정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이는 언어 사용자의 보편적 능력에 근거한 자연스러운 일이어서, 특정 의미로 해석하기 위한 특별한 교육이 필요하지는 않다. 그런데 인간이 지닌 인지 능력을 통해 그 뜻을 유추할 여지가 있는 반면, 그럴 가능성은 없다. '오리발을 내밀다'는 '닭 잡아먹고 오리발을 내밀다'에서 줄어든 말이기 때문에 그러하고 '시치미를 떼다'는 '산통을 깨다'는 그 관용구가 생성된 연유를 알지 못하면 이해할 수 없기 때문에 그러하다. 관용구도 단어 형식 어휘에 준하는 확장 형식 어휘이므로 단어 형식 어휘와 마찬가지로 유의 관계, 반의 관계의 관용구가 존재하는 일이 많다. (서슬이 시퍼렇다, 서슬이 푸르다/ 쪽박을 차다, 깡통을 차다/ 발을 빼다, 손을 떼다/ 숟가락을 놓다, 눈을 감다/ 두 손을 들다, 백기를 들다/ 재를 부리다, 찬물을 끼얹다/ 꼬리를 밟히다, 들통이 나다/ 누워서 떡 먹기, 땅 짚고 헤엄치기, 식은 죽 먹기/ 손을 대다, 손을 떼다/ 입이 무겁다, 입이 가볍다/ 발등에 불이 떨어지다, 발등의 불을 끄다) 모두 비슷한 의미의 관용구들이다. 단순히 비슷한 뜻의 단어들만이 살짝 다른 경우도 있고 완전히 다른 경로로 만들어진 관용구가 우연히 서로 같은 의미를 갖는 경우도 있다. 반의 관계에 있는 관용구들이다. 이러한 특정 의미 관계에 있는 관용구들은 함께 교수하면 한국어 학습자들의 학습 효과가 크게 증가한다. 관용구의 통사적 특징은 그동안 별로 주목받지 못해 왔다. 어떤 관용구가 어떤 구성을 만들 수 있고 만들 수 없는지에 대해서는 그리 관심이 없었던 것이다. 그러나 한국어 교사는 어떤 동사나 형용사가 어떤 문장을 만들 수 있는지를 알 필요가 있는 것처럼 관용구의 통사적 특징에 대해서도 파악하고 있어야 한다. 관용구가 하나의 어휘 서술어처럼 기능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발목을 잡다, 발목이 잡히다/ 메가폰을 잡다, 메가폰이 잡히다/ 숨을 트다, 숨이 트이다/ 꼬리표가 붙다, 꼬리표를 붙이다/ 더위를 먹다, 더위를 먹이다/ 눈이 붙다, 눈을 붙이다) 능동, 피동과 관련된 제약을 보여 준다. 능동, 피동 양쪽으로 자연스럽게 쓰이는 관용구가 있는가 하면 능동만 가능하거나 피동만 가능한 관용구도 있다. 주동, 사동과 관련한 제약을 보여 준다. 주동, 사동 양쪽으로 자연스럽게 쓰이는 관용구가 있는가 하면 주동만 가능하거나 사동만 가능한 관용구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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